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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여우누이뎐, 여성들만의 감춰진 초경 극복기인 이유

 

KBS 2 월화 납량특집 미니 시리즈 구미호 여우누이뎐 4회에서 구미호 구산댁(한은정)의 어린 딸인 연이(김유정)은 조현감의 아들 조정규(이민우)를 구하였지만, 자신이 여타 여자아이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보다 먼저 듣고, 제빵왕 김탁구가 팥이 상한것을 알아차리고, 냄새만으로 밀가루 반죽이 재대로 숙성되었는를 아는 것 처럼 남보다 코가 예민하여 계란이 썩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제빵왕 김탁구도 어쩌면 구미호의 후손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동물들이 어느 순간부터 두려움을 가지고 보기 시작했다.


연이(김유정)은 왜 자신이 이전과 다른 것인가?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어미 구산댁(한은정)에게 물어본다. 어머니는 이렇게 이쁜데 어찌하여 이쁜 어머니를 닮지 않고 얼굴에 털이 나고, 손발에 털이 나는지를 물어본다.

구산댁은 연이에게 나도 어릴 때는 연이 너와 같은 병에 걸렸단다. 그렇지만 크게 되면 자연스럽게 어여뻐지는 거란다고 알려주지만 연이가 구미호이기 때문이란 말을 하지 않는다.


 

두 모녀의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많은 어머니들이 첫 월경을 한후 딸에게 해주던 말이 떠올릴 수밖에 없다. 딸들은 성교육을 전혀 하지 않던 많은 어머니들에게 딸이 초경을 하였을 때 자신이 이제 피를 쏟고 있으니 죽을병이 걸렸다고 생각을 하고 울부짖는다. 나는 어찌하여 이 어린나이에 피를 쏟고 죽어 가는가라고 어머니를 부여잡고 운다.


어머니들은 초경을 하는 아이에게 얘야 너는 이제부터 아이가 아닌 성숙한 여인이 되는 것이니 맘가짐과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한다.라고 가르쳐 주며 월경을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교육을 한다. 또한, 얼굴이 바뀌고 몸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알려 준다. 연이가 구미호로 변하는 과정은 여자 아이에서 여성으로 바뀌는 과정을 설화의 형식을 빌어서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모든 여성이 여아에서 여인으로 커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는 달거리를 했을 때 들었던 막연한 두려움과 생리통을 연이와 구산댁 구미호를 통해서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글쓴이도 여성은 아니지만 여동생이 있어서 여동생이 처음 월경을 하였을 때 동생이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한밤중에 어머니를 부여잡고 울던 생각이 떠오른다. 당시 어머니께서 동생에게 이제 너도 어른이 되었으니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구산댁처럼 설명해주는 것을 한밤중에 듣게 되었다. 우리집에도 구미호 모녀가 살았던 것이다.


동생도 연이처럼 자신이 이전과는 다르게, 유선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가슴이 딱딱해지고 아파지는 것을 알게 되고, 털이 나는 몸의 변화를 느꼈을 것이고, 자신과는 다른 친구들을 보았을 것이다. 사실 남성도 2차 성징이 발달할 때 가슴에 몽울이 잡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생리를 하기 전에 많은 여성이 겪는 것처럼 이전과는 다르게 아랫배를 찌를듯한 고통을 받았고, 피를 보았을 것이다. 그러니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들과 달라지는 자신을 볼 때 여성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과는 다른 일찍 죽는 병에 걸린 운명이 싫었을 지도 모른다. 가족과 헤어진다는 생각으로 서럽게 울던 누이가 누이뎐을 보면서 떠올랐다.


여성들이 구미호를 보았다면 연이(김유정)와 구산댁(한은정)의 대화와 연이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알게 되고 자신의 경험담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성장기 몸의 변화과정을 드라마화 했다는 것을 간파했을 것이다.

또한, 집에 누이가 있다면 자신의 누이. 애인, 아내, 딸들이 겪었을 고통을 알게 해주었을 것이다. 모르고 있었다면 남성들은 구미호 누이뎐을 보기 바란다. 그곳에 감춰진 자신의 누이의 이야기가 있다.


사실 여자의 변화과정은 남성들과 다르게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점부터 이전과는 다른 변화된 모습이 된다. 그러니 여성은 구미호 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랑에 빠지거나 어미가 된 여성은 그전에 보기 힘든 초감각이 발달한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힘을 발휘한다. 연이가 조정규(이민호)를 구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구미호의 힘이 아닌 사랑의 힘이다.
 


 

구미호가 소의 간이 필요한 이유는 달거리를 한 후 모자란 피를 보충하기 위한 피치못할 이다. 소의 간을 먹고 피가 입가에서 뚝뚝떨어진다면 보는 이로 하여금 구미호가 생각날 수 밖에 없다. 먹거리가 없었던 시절 소의 간은 피를 맑게 해주고, 피를 보충해준다고 하였다. 입이 헐면 소의간을 먹으면 씻은 듯이 낫는다고 하였다.

구미호가 소의간이 필요한 이유는 의외로 옛 조상들의 이야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옛날 소의 간이 사라진 이유는, 어미와 딸의 은밀한 여성만의 비밀이였던 어느 집 누이가 월경을 하여, 피를 보충하기 위해서 소의 간이 필요한 어미가 딸을 위해서 몰래 소의간을 훔쳐가는 모습을 보고 생긴것이 아닐까 한다. 터부시하고 숨기고 감춰야 했던 옛 여성들의 월경기 극복기가 구미호의 전설을 낳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어쨌든,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모든 여성들의 초경 극복 성장기와 어미가 되는 과정을 한편의 구미호이야기로 바꾸어서 전달하고 있다. 한마디로 납량극이 아닌 여성들의 애환극이다. 어린 딸자식에게도 성교육을 하지 못하고 숨겨야 했던 여성들로 봐서는 호러이상이지 않을까 한다. 지금도 성을 터부시하고 음지로 몰아간 집이나 학교 때문에 연이처럼 성교육을 받지 않은 구미호가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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