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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IN드라마/공주의남자

공주의 남자, 몰입 방해는 문채원 보다 이야기구조 때문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공주의 남자> 세령 역을 맡은 문채원의 연기에 대해서 설왕설래한다.


글쓴이는 문채원의 연기에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연기자들의 연기는 거기서 거기다.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이야기구조가 튼튼한 드라마는 발연기를 하는 연기자를 갖다놔도 명연기자로 만들 수 있다.


물론, 대본을 바탕으로 제작자(PD)의 역량이 좌우하지만 말이다. 문채원의 문제는 억눌한 발음에 있다. 웅얼거리는 듯하고 사탕을 입에 물고 말하는 듯한 문채원의 대사톤은 그에 맞춘 역할이나 대사를 주지 않는다면 극의 몰입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욱 극에 몰입을 방해하는 건 <공주의 남자>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 구조의 한계성 때문이다.

문채원이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공주의 남자>의 모티브가 된 김종서 손자와 수양대군의 딸 세령의 사랑이야기를 알았다면 극에 몰입이 될수가 없다.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는 역활을 제대로 몰입할 배우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영혼이 없는 배우라면 가능하겠지만, 문채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배우들의 역랑으로서는 요원한 상태이다.  

 


<공주의 남자>는 기획의도에서 “원수가 되어버린 승유와 세령간의 운명적인 <로맨스>이고 <계유정란>의 <역사적인 사건들>이 담고 있는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계유정란의 역사적 사건에 휘말린 승유와 세령간의 핏빛 로맨스를 다뤘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김종서의 손자와 세령간의 사랑을 김종서의 아들과의 사랑으로 변질 시켰을까?


이는 좀더 극적인 이야기 구조를 만들고자는 작가의 의도가 있다. 문제는 김종서의 손자에서 김종서의 아들 승유로 세령의 사랑의 대상을 바꿈으로해서 막장코드의 서막을 열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삼각관계는 <공주의 남자>를 치명적인 결함을 담보하고 있다.


경혜공주는 문종의 딸로 작은 아버지 수양대군이 자신의 동생(단종)을 폐위시키고 왕권을 탈취하자 자신의 남편인 정종이 반란에 가담하다. 노비로 팔리는 신세가 된다. 한마디로 기구한 운명을 살아간 경혜공주다.


경혜는 승유를 사랑하고, 승유는 원수의 딸인 세령을 사랑한다. 정종은 경혜를 사랑하고, 신면은 짝사랑한 세령을 차지하기 위해서 친구인 승유를 배반한다.


<공주의 남자>가 계유정란을 보는 시각을 단순화 시키면 아버지들의 권력욕과 2세들의 사랑놀음의 함수관계는 무엇이 있을까?이다. 사랑놀음 중에 삼각관계처럼 대한민국에 통하는 코드가 없다. 거기에 출생의 비밀이나 알고 보니 재벌집 아들이나 재벌집 딸의 코드를 조미료로 살짝치면 금상첨화가 된다.


<공주의 남자>는 현대판 막장코드를 시대극에 접목시킨 것이다. 그런데 공주의 남자는 한발 더 나아가 손자의 사랑보다는 김종서의 아들과 수양대군의 딸의 사랑이 더 극적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자가 아들로 바뀌는 순간 인륜이 바뀌고, 사랑의 대상이 바뀌는 것은 안중에도 없다. 단지 그들 나름대로 막장에 충실할 뿐이다.


경혜공주는 승유를 사랑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령은 승유를 사랑하면 안 된다. 세령이 승유를 사랑하는 순간 <공주의 남자>는 인륜을 저버린 폐륜이나 죽은 유령(귀신)을 사랑한 납량극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어떤 드라마가 며느리를 사랑하고, 어떤 드라마가 시아버지를 사랑하는 코드들 집어 넣겠는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공주의 남자>는 당당하게 사랑의 대상을 바꾸고 <계유정란>의 숨겨진 역사적인 의미를 발견하고 재해석한다고 기획의도에 집어넣고 있다.


그런데 <계유정란>의 역사적인 숨겨진 의미를 <공주의 남자>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장르에 상관없이 드라마나 소설은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 정말 그랬을 수도 있다거나 있을수 있겠는데라는 하얀거짓말에 속하는 것이다. 그게 소설의 기본이고 드라마의 기본이다.


일단 공주의 남자가 막장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경혜공주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경혜공주는 문종이 왕이 되기 전에 이미 결혼을 한 상태에 있었다. 경혜공주는 세종말년 문종이 세자시절 평창군주였다.
 

순의 대부(順義大夫) 정종(鄭悰)이 평창 군주(平昌郡主)에게 장가들었다.

- 세종 127권, 32년(1450 경오 / 명 경태(景泰) 1년) 1월 24일(경자)


하지만, 공주의 남자에서는 경혜공주는 문종 시절 처녀로 나온다. 이미 결혼한 공주에게 김종서의 아들인 승유에게 시집를 보내려 한다. 최소한 공주의 남자에서 경혜를 김종서의 아들 승유에게 시집을 보내려면 드라마 다운 장치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경혜공주가 평창군주시절부터 사랑하는 이는 현재 부마인 <정종>이 아니라 김종서의 아들 승유라고 합니다. 부마를 페하고 경혜를 승유에게 시집보내는 것이 훗날 세자(단종)이 보위를 지키는데 유리합니다. 라는 장치말이다. 아니면 김춘추가 자신의 어린 딸을 환갑이 된 선물로 시집보내는 것처럼 경혜공주를 김종서에게나 작은아버지 수양에게 시집보내야 한다거나 말이다. 아니면 김종서를 사랑한세령은 왜안되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시집간 경혜가 호적이 세탁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처녀가 애를 배어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 기독교 성서에서 믿기지도 않는 “성령의 빛에 감흥하여라”는 코드처럼 말이다. <공주의 남자>처럼 이유도 따지지도 않고 시집간 유부녀를 처녀행세 시키고 조정과 군신들이 다투는 꼴은 막장드라마에서도 시도하지 않는다.


드라마는 역사스페셜이 아니라고 다큐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역사대로 한다면 재미가 없다고 말을 한다. 이를 극의 재미를 위해서 시집간 경혜를 처녀로 만들었고, 손자의 사랑을 시아버지와의 사랑으로 해야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드라마를 보기 전에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중증이다.


세종이 아들인 문종의 처인 며느리를 사랑하고 손자인 단종이 알고 보니 문종의 아들이 아니라 세종의 아들이라는 코드를 드라마로 만들었다거나. 마루타 실험을 한 731부대를 독립군이라고 하는 드라마를 만들거나 독립군인줄 알았는게 친일파이거나, 친일파 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독립군이였다는 드라마도 만들수가 있다. 왜냐하면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이미 현실에서도 친일신문이 민족신문이 되고, 친일파가 독립군이 되고, 731부대가 독립군이라고 주장하던 대한민국 총리도 있고 독립군 때려잡던 친일파를  대통령으로 배출한 나라다. 드라마 보다 더 극적인 모습을 대한민국은 이미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드라마를 용납할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글쓴이(갓쉰동)은 합당한 <장치>만 있다면 드라마로서 충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런데 <공주의 남자>에는 어떠한 장치도 없이 그냥 김승유의 아들과 세령의 사랑을 승유와 세령의 사랑으로 만들고, 시집간 세령공주가 처녀가 되고, 시기와 투기를 하며 조정대신들이 정적의 자식은 안되니 다른 이를 부마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막장. 엽기 폐륜드라마라고 지적하는게 이상한가?

비판받는 막장드라마도 막장코드와 장치가 있다.  최소한 <공주의남자>는 사극은 고사하고 드라마로서 갖춰야할 기본이 안되었다고 지적하는 것 뿐이다.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재미를 반감시키는건 등장하는 배우들이 아니라 <공주의 남자>의 스토리 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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