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광개토태왕>에서 신라의 사신으로 온 실성이 등장했다.
실성은 386년 태자 즉위식에 참석하지 않고, 개연수의 집에 머물다 담덕의 수하의 눈에 뛰어 보고가 들어간다.
실성이 광개토 태왕에 등장한 이유는 내물왕 시기 고구려에 인질로 보내졌기 때문일 것이다.
담덕은 신라사신이 왕을 보기 전에 국상에 불과한 개연수의 집으로 찾아간 것에 분노를 한다. 개연수가 고구려이고 고구려가 개연수의 나라이다.
소수림왕은 도대체 무엇을 했었나? 고국양왕은 허수아비왕이였나?
어쨌든, 신라 사신으로 온 실성은 왜의 침략으로부터 신라를 구원하기 위해서 백제에서 천개의 칼을 신라에 보내주었다고 말한다.
이에 국상은 고국양왕 앞에서 고구려의 강철검 이 천 자루를 신라에 주겠다고 말한다. 왕실이 아닌 국상 자신의 돈을 들여서 말이다.
국상 계연수가 만든 강철검은 고구려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강철검보다도 강한 강철검이다. 백제가 신라에 준 강철검과 삼합을 겨루자 백제의 검이 부서지고 만다.
담덕은 개연수가 강철검으로 무장한 무력을 동원하여 왕실에 대항한다면 커다란 위험요소가 있음을 간파한다.
개연수가 담덕 앞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철검과 백제검을 비교한 이유도 일종의 담덕에 대한 무력시위와 같다.
국상의 힘을 죽이지 않는다면 고구려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국상의 힘의 근원인 봉지(영지)와 상단을 황실의 것으로 만들려는 음모를 꾸민다.
그런데 왜 삼국시대 사극만 하면 강철검을 만드는 장면을 꼭 집어 넣을까?
주몽에서도 한나라 강철검을 이길수 있는 강철검을 만들었다고 모팔모가 제가 강철검을 만들었습니다 라며 되지도 않는 풀무질에 다듬질을 한다. 이계인처럼 다듬질과 담금질을 했다면 충격으로 칼들이 다 깨지고 말았을 것이다.
리얼리티를 찾아볼 만 구석이 없었지만, 이는 많은 연예인들이 성대모사를 하는 지경이 되기도 했었다. 이계인의 모팔모 야철장의 강철검은 극중 개그소재는 될수 있어도 사극마다 사용하기에는 식상한 소재이다. 강철검은 성대모사도 아니고 사극모사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에 끝난 근초고왕에서도 곡나에 숨어든 근구수의 양부가 여타국가에서 나오는 검보다 강한 강철검을 만들었다고 좋아하는 장면이 나온다. 근초고왕에서 곡나 지역이 등장한 이유는 일본서기에 백제가 칠지도를 하사하면서 백제에는 곡나라는 곳이 있는데 그 물 맛이 쇠맛이 나고 좋은 철이 나온다고해서 등장한 지명이다. 칠지도는 근초고왕이 왕세자를 통해서 왜왕에 하사한 것이라는 설이 주요설이기 때문에 드라마 근초고왕에 나오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드라마 김수로에서는 김수로와 김수로의 양부가 야철장으로 등장해서 강철검을 만들어 기존의 검보다 강한 검을 만들었다고 말을 하고 가야가 강한 이유는 쇠를 다룰 줄 알고 강철검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김수로를 대장장이의 우두머리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으니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도 강철검이 등장하고 강철을 이용한 농기구로 황무지를 개간하는 장면도 등장을 한다.
대충 살펴본 사극에서 등장하는 강철검의 이야기들이다. 하나같이 사극 작가들이 강철검에 목을 메고 있다. 강철검 만이 강력한 국가를 이루는 것처럼 말을 하고 있다.
강철검은 단단해서 깨지기 쉬운 검이다. 오히려 강철검 때문이 아니고 백번을 두드려 접고 천번을 두드린 후 빠른 시간 내에 날부분을 물에 넣는 담금질 때문이다 강철검의 재료가 되는 철 때문은 아니다.
무협에서는 만년한철이라고 일반적인 쇠보다 무거운 쇠를 내공으로 만들어내는 검과 도가 있어서 일반적은 쇠로 아무리 좋은 명검도 만년한철로 만든 칼로 부딪히면 깨진다고 하는 설정이 일반적이긴 하다.
단순히 강한 철을 상징하는 강철검이라면 칼끼리 부딪히는 순간 드라마에서 기존 검들과 실험하듯이 깨지고 만다. 강한 검은 담금질과 다듬질에 결정되기도 하지만, 기능적으로 검의 곡선에도 검의 강도가 결정이 되고, 날이 부딪힐 때 힘을 흡수하는 탄성과 힘을 분산할 수 있는 검이나 도의 충격흡수 장치가 이어야 드라마에서 나오는 강철검이 되는 것이다.
일명 고조선 영역의 지표로 사용되는 비파형동검, 세형동검으로 불리우는 거푸집에서 막 찍어서 만든 청동검(청동모)이 초기 강철로 만든 칼보다 더 단단했다.
고대에 이미 철로 살상용 무기화 했다면 이미 철의 특성을 파악했다는 뜻이다. 단순히 검의 강도가 철의 종류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았다. 순수한 철은 단단하기는 해도 부러지고 깨지기 쉬웠다. 두드리고 담금질을 하면서 얼마나 탄소의 비율을 얼마나 철 속에 투입하는가가 관건이었다. 철로 칼을 만들기 시작한건 담금질과 백련의 묘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사극들은 너무나도 식상하게 기원전이나 기원후 4~7세기에도 강철검을 만들기 위해서 고구려, 신라, 백제, 가야가 좋은 쇠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을 하고 있다.
도대체 고구려 신라 백제가 얼마나 허약하게 보았으면 매번 사극을 만들 때 마다 강철검을 만들어야 하고 제가 한나라 보다 좋은 강철검을 만들었습니다. 백제보다, 고구려 보다 신라보다 좋은 철로 강철검을 만들었습니다는 대사를 만들어 내야 하는가? 고백신가야는 강철검을 만들지 못해서 약한 나라가 되었다는 것인가? 제발 식상한 대사는 남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텔레토비의 "이제 그만~"
더군다나 드라마 광개토태왕에서는 철의 재료가 검의 강도를 결정한다고 리얼리티도 없이 말하고 있다. 오죽하면 고구려 시대에 만든 철찰갑도 재대로 재연하지 못하고, 그나마 재연했다고 한 갑옷이 무거워 배우들이 연기를 할 수 없어서 입히지 않겠다고 말을 하겠는가?
지금의 배우보다도 체격이 작고 배고픔에 있던 당시의 군사들도 철갑을 입고 전장에서 뛰어다니고 말을 타고 다녔는데 기껏 한 두 컷 카메라에 비추는 것도 못해서 배우들 힘드니 재연은 하지 않겠다는 말을 백번 동의한다고 해도 되지도 않는 드라마 설정은 사양하고 싶은 심정이다.
사극에 등장하는 위대한 나라이며 군주였다고 재조명하겠다는 나라들이 검 하나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국가였나? 검 하나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나라가 무슨 위대한 나라였겠으며 그런 나라를 재조명해서 무엇 하겠는가?
담덕의 수하가 개연수의 야철장에서는 어떤 철을 사용하는지 알려고 숨어들었다가 모진 고문을 이겨내고 풀려서 나올 때 철정만은 빼앗기지 않았다고 동료에게 넘겨주는 대목에서는 뒷목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너희들 개그하냐?
어쨌든, 드라마 광개토태왕에서 개연수가 사용한 철정은 가야와 신라지역에서 발견되는 철정의 모습이었다. 드라마 광개토태왕에서 철 때문에 강철검이 결정된다면 신라나 가야가 가장 강한 강철검을 보유했을 것이다.
가장 강한 강철검을 가지고 있는 신라가 백제. 고구려의 강철검은 왜 무상원조를 받을까? 철광석을 수출하는 것과 반제품인 철정을 수출하는 것과 철제품을 만드는 건 별개의 문제이다. 아마도 철광석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들이 가장 강한 철을 만들었을 거라고 이야기 한다면 한국의 포항제철이나 현대제철이나 일본의 신일본제철 관계자들은 웃고, 요즘 초딩들도 웃을 것이다.
사극을 만드는 작가들이 좀 더 고증에 신경을 쓰고, 문헌고증에도 신경을 쓰고, 리얼리티나 개연성을 살려주면 안 되는 걸까? 이를 무시하면 재미가 반감이 되지 재밌지도 않다. 이렇게 말하면 "재밌게 보고 있는데, 드라마인데" 라는 말하는 초딩보다 못한 사람들이 꼭 한둘은 있다. 친구들끼리 농담따먹기 야부리와 드라마를 구분을 못하는 사람들이다. 드라마는 이야기 서사구조와 개연성이 기본적으로 담보가 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사극은 역사와 사건배경을 알고 보면 100배 재미가 있다.
그런데 담덕은 언제까지 양아치처럼 버럭만 할 것인가? 드라마 광개토태왕에서 담덕의 일대기를 그린다고 하는데 담덕은 언제 나오지 알 수가 없다. 오히려 물불가리지 않는 전방지축 버럭 담덕(이태곤) 보다는 담망(정태우)이나 고운(김승수)이나 전략적인 개연수가 더 담덕 같다는 생각은 글쓴이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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