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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쉰동 꿈꾸는 삶
 

<공주의 남자>에서 김승유(박시후)는 강화에서 살아나온 다음 처음으로 한일은 자신의 집을 찾아가 보는 일이였다. 그리고 수양대군의 집을 찾아간다.


수양대군의 집을 찾아간 김승유는 주먹을 쥐고 수양을 죽이고 말겠다는 맹세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김승유가 수양대군을 찾가간 이유는 원수를 갚으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랑하는 세령을 보기 위한 모습뿐이다. 멜로 사극의 한계가 모든 것은 <사랑으로>귀결된다는 점이다.


명분도 없고, 복수의지도 없다. 그저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라는 주문만 외우면 다 해결된다.


공주의 남자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비판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김승유가 그동안 하지도 않는 짓을 하고 있다.

<계유정란>으로 죽은 아버지 김종서와 형의 시체를 찾는 작업이다. 그리고 살아남은 형수와 조카를 찾는 작은 작업을 한다.
그것도 아주 단편적인 에피소드로 다룰뿐이다.


김승유는 형수가 종살이를 하는 집을 찾아가 김승규의 처와 조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본다. 돌아오는 답변은 형수와 조카가 시름시름하다 강물에 투신했다는 것이다. 김승유는 그럴 리가 없다고 대문을 두드리고 난동을 부리다 강곤의 집 종들에게 물매를 맞는다.


 

김승규(金承珪)의 아내 내은비(內隱非)·딸 내은금(內隱今)·첩의 딸 한금(閑今)은 영의정(領議政) 정인지(鄭麟趾)에게 주고,


김승규(金承珪)의 딸 숙희(叔熙)는 동지중추원사(同知中樞院事) 강곤(康袞)에게 주고


김승벽(金承壁)의 아내 효의(孝義)는 예조 참판(禮曹參判) 홍윤성(洪允成)에게 주고,

- 세조2년 1456년 9월 7일


의금부(義禁府)에 전지(傳旨)하여 신천군(信川君) 강곤(康袞)이 하사받은 김승규(金承珪)의 딸 숙희(叔姬)를 놓아 보내게 하였다. - 1471년 성종 2년 7월


김승규(金承圭)의 처 내은비(內隱非)와 딸 내은금(內隱今)을 풀어주다. - 1472년 성종 3년 5월


공주의 남자와는 다르게 계유정란으로 김종서의 손녀들과 며느리들은 대부분 살아남는다. 공주의 남자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으로 나오는 김승규의 처가 정확히 누구인지 모르겠다. 승규에게는 아내와 첩이 있었고, 승규의 아내 내은비와  딸 내은금은 정인지에게 주었고, 드라마에서 나오는 강곤에서는 단지 김승규의 딸인 숙희만 보내졌다. 강곤에게 홀로 보내진 숙희는 16세 이상이었다.

승규의 아내 내은비가 내은금이 같이 있었던 이유는 딸인 내은금이 어렸을 가능성이 높다. 16세 미만인 남.여는 어미와 같이 지내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딸 이름 숙희와 다르게 내은금의 이름으로 알수 있듯이 어머니의 이름과 유사하다. 태명을 만들어 부르듯 어릴적 이름인 아명인 것을 추측 가능하다.


계유정란으로 살아남은 김종서의 자식과 손자, 손녀, 며느리는 무수히 많다. 작가의 생각에는 극적인 전개를 위해서 모두 죽이고 승규처와 질녀만 살아 남은 것으로 극화했지만 말이다. 극적이란 관점의 차이이겠지만, 수 많은 식솔이 죽고 그나마 살아 남은 자들이 뿔뿔히 흐터져 원수의 집에서 종살이를 하고, 숨어지내는 것이 더 극적이지 않을까?


어쨌든, 날아다니던 김승유가 무사들도 아니고 일개 종들에게 몰매를 맞는다? 하나 남은 일족들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정신이 나갔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정신을 차리고 자객들과 맞장을 뜨던 김승유가 종들에게 일방적으로 맞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강화에서 얻은 부상 때문이라면 마포 빙옥관에서 칼을 든 왈패들을 한칼에 베어버린 것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강곤도 김승유에게는 철천지 원수다. 그런데 왜 그집 종들에게, 몰매를 맞고, 미친놈 소리를 들으면서 까지 강곤은 살려주었을까?


김승유는 신면과 결혼하는 세령을 납치하려는 은모를 꾸미고 세령의 뒤를 쫓는다. 명분은 세령을 쫓아 납치한다는 명분이지만, 작가는 세령의 뒤를 쫓는 승유로 하여금 세령이 승유를 잊지못하고 있다는 장치를 하고 있고, 승유와 세령의 지난모습을 과도할 만큼 다시보여주고 있다. 복수를 향한 여정이 아닌 스토커 승유가 되어버렸다.

실시간 생방송용 사극을 찍느라고 시나리오의 공백이 있었는지 배우가 지쳤는지는 알수 없다. 세령의 뒤를 쫓다 본 승유가 원수가 아닌 사랑하는 세령을 되내이는 세뇌의 장치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이들은 끔찍이 사랑하기 때문에 김승유가 수양대군에 대한 복수를 포기하고 결국은 사랑을 선택한다는 지고지순한 사랑은 온유하고 사랑은 모든 것을 용서하게 한다는 당위와 암시를 주고자 하는 모양이다.
 


철없는 김승유는 세령과 신면이 결혼하는 수양대군의 집에 짐꾼으로 잠입하여 세령을 납치한다. 김승유의 철없는 사랑의 끝은 한이 없다. 복수를 하려면 수양대군의 목을 따 버리면 간단한 것을 애꿎은 세령을 납치해서 무엇 하겠는가? 세령이 방에도 침입하는 김승유가 수양의 처소는 소리소문없이 침입하지 못하겠는가? 세령도 알고보면 아버지 수양대군의 피해자에 불과하다.


또한, 세령이 원수의 자식이라고 해도 가장 커다란 복수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다. 만약. 세령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면 수양대군을 죽이면 되고, 수양대군에 복수를 하고 싶다면 세령의 목을 따 버리면 된다. 자식을 앞세운 수양이 철면피라고 해도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딸이 죽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미쳐버리지 않았을까? 인질극을 벌인다고 해결건 아무것도 없다.


그동안 악역인 신면은 끊임없이 김승유와 세령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주인공은 김승유는 남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것이 유아적인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한다.


작가와 제작자가 김승유의 정체성을 잘못 창조한데서 오는 불편함이다. 오히려 공주의 남자 주인공은  김승유가 아닌 신면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신면은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의 행복을 위해서 친구 김승유와 사랑을 용납한다. 세령을 위해서 결혼도 미루는 강수를 두기도 한다. 그리고 적이 되었지만, 연적이자 정적이자 친구인 김승유를 죽이지도 않는다. 또한, 김승유의 형수와 조카까지 살길을 모색해준다.


하지만, 김승유는 친구인 신면이 결혼을 하는데 결혼식장에 난입하여 신부를 납치하는 만행까지 저지른다. 작가나 제작자가 세령을 납치해서 어떻게 수양대군의 집을 벗어나는지 두고볼 생각이다.


김승유의 세령 납치사건은 작가가 신면에게 더 이상 김승유에 대한 번민을 없애는 장치일수도 있다. 더 이상 친구가 아닌 한때 친구였던 적으로서, 사랑하는 여인을 납치당한 분노가 폭발하지 않을까?


그동안 공주의 남자에서 보여주었던 김승유의 모습은 공주의 남자 주인공으로서는 함량미달의 창조물이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바뀌는 예는 비일비재하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주인공은 분명히 이요원의 덕만이었지만, 실제 주인공은 고현정의 미실이었다. 덕만을 돋보이게 하는 보조 주연이었던 미실이 시청자의 열화와 같은 지지에 의해서 죽어야하는 시점이 지났는데도 죽지 않고, 늙어야 하는데도 늙지 않는 드라마 미실이 되었고, 극중 후반부에서는 엄태웅의 김유신보다 김남길의 비담이 극을 주도했다.


이요원의 덕만이 고현정의 미실이 된것은 배우 이용원이나 엄태웅의 잘못이기 보다는 극을 창조한 작가의 잘못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한쪽의 비중이 시청자의 요구와 실시간 변화하는 대한민국 드라마의 비애라고 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공주의 남자에서 배우 박시후나 문채원의 단순한 인물성격이 다면적인 정종(이민우)나 신면(송종호)보다 뚜렷하게 부각될 임팩트가 없고, 배우가 연기할 곳이 없다.


단순히 박시후나 문채원처럼 연기를 못해도 얼굴은 예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몰라요 사랑밖에 몰라요라는 70~80년대 드라마 주인공의 성격을 부여한다면 이에 몰입할 사람들은 없다. 얼빠들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최근 추세는 악역이라도 이유 있는 악역이 각광을 받고 주인공이 되는 시대다. 신면에게는 이유 있는 악역의 성격이 부여된 반면에 김승유에게 오직 한길밖에 성격이 없다.


더군다나 박시후나 문채원의 발음에는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발성과 평면적인 표정연기까지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공주의 남자를 제외한 여타 드라마에서 박시후나 문채원이 연기를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배역에 녹아내지 못할 수도 있고, 작가나 제작자가 박시후와 문채원에 맞춘 성격부여를 실패했을 수도 있다.  드라마에서 배우의 역량보다는 작가가 창조한 캐릭터와 이야기구조와 이야기흐름에 의해서 결정되는 수가 많다.


공주의 남자에서는 공주의 남자가 3명이 등장한다. 문종의 맏딸의 남편이 되는 정종과 세조가 되는 수양대군의 큰딸인 세령을 두고 사랑다툼을 하는 김승유와 신면이다. 3명의 공주의 남자 중에서 주메인이었던 김승유가 사라진다고 해서 공주의 남자라는 타이틀과 내용이 바뀌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김승유가 빨리 사라질수록 비극적인 사랑이 완성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김승유나 세령에게 보다 합리적이고 개연성 있는 성격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어짜피 공주의 남자는 역사와 무관한 허구의 세계이니 누가 되었던 공주와 사랑을 하면 그만인 멜로물에 지나지 않는가? 또한 완성된 시나리오도 없이 시청률에 따라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실시간 생방송 드라마 이지 않는가?


사실 김종서의 아들 김승유가 공주의 남자에 등장하는 순간 드라마는 첫 단추를 잘못 채워 개연성이 없어져버렸고, 누더기 시나리오가 되어버렸다. 끊임없이 김승유와 세령의 사랑을 합리화 시키는 패치 시나리오를 만들더라도 몰입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오히려 합리화하면 할수록 누더기가 될뿐이다. 시청률이 아무리 높게 나온다고 해도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배우 박시후나 문채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현재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서 점차 신면의 비중이 늘고 있는 것을 보아도 김승유를 버릴 때가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한마디로 김승유를 버려야 드라마가 산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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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갓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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